본문 바로가기
제주도

제주도 서쪽 꿈만 같았던 일몰 여행 2곳, 신창풍차해안도로, 엉알해안 후기(반려견 동반)

by 마보천리 2024. 3. 6.
728x90
반응형

 

흔히들 제주도 서쪽은 동쪽에 비해서 여행할 만한 곳들이 많지 않다고 이야기를 많이 하십니다. 저 또한 비슷한 생각이었기에 제주도 여행을 올 때면 동쪽으로 계획하고는 했습니다. 이번에는 어느 때와 다르게 서쪽 여행을 계획한 가장 큰 이유는 제주도 동쪽에서는 보기 힘든 아름다운 일몰을 보고 싶어서였습니다. 3박 4일의 여행 동안 3일은 비가 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딱 하루 너무나도 황홀했던 일몰을 봤기에 그 추억 만으로도 이번 제주 여행은 충분히 좋았다고 이야기할 수 있었습니다. 

 

신창풍차해안도로

 

 

제주도 서쪽 일몰을 추천 드리는 곳 중 하나는 바로 신창풍차해안도로입니다. 신창풍차해안도로는 제가 대략 7년 전 제주도 자전거 종주를 하면서 풍력발전기가 돌아가는 풍경이 일몰과 어우러지는 돈 주고도 볼 수 없었던 아름다운 풍경을 봤었던 기억에 오랜만에 다시 찾았습니다. 세월이 많이 흐른 만큼 지금은 주변에 공원도 조성되어 있고, 바닷가 쪽으로 데크로 산책로도 너무 잘 되어있어 꼭 일몰이 아니더라도 해안가 산책으로 오기에 너무 좋은 곳이었습니다. 

 

사진첩을 찾아보니 2015년도에 자전거 타고 제주도 여행을 했더라구요.ㅎㅎ 블로그 쓰면서 그때 사진 찾아보니 추억이 새록새록..ㅎ

저 때가 배타고 내려서 첫날 저기까지 자전거 타고 갔었는데, 어디 숙소도 예약 안 하고 무작정 떠났던 여행이었는데 무모했던 그때의 제가 참 그립네요.ㅎ

 

9년 만에 찾은 신창풍차해안도로는 그때와는 또 다른 모습이었고, 와이프 그리고 반려견과 함께 산책하기 너무 좋았답니다. 1월 달이었는데도 저 날은 너무 따뜻해 걷기 너무 좋은 날이었습니다.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우)과 카메라로 찍은 사진의 느낌이 역시나 많이 다르네요.ㅎ

 

저 멀리 바다 위로 해안 산책로가 되어 있어 산책하시는 분들도 많이 보이셨습니다. 우리도 저 산책로를 한번 다녀올까 했지만, 오늘 우리의 일몰 최종 목적지는 엉알해안이었기에 저기까지는 가지 못하고 입구에서 사진도 찍으며 잠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 만으로도 이미 짙어진 하늘과 바다를 느끼기에 충분했답니다.

어느덧 해가 지려하고, 하늘이 붉어지기 시작합니다. 우리의 마음도 급해져 부랴부랴 차에 올라탑니다.

 

엉알해안으로 가는 길, 한폭의 그림과도 같은 풍경을 보니 차를 세우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런 풍경을 보며 해안도로를 드라이브하는 순간만큼은 어느 누구 하나 부럽지 않은 순간이었습니다.

 

엉알해안

 

신창풍차해안도로를 지나 우리의 최종 목적지인 엉알해안에 도착했습니다. 해가 지기 직전이라 이미 많은 차들이 주차되어 있었고, 저희도 서둘러서 해안가로 향했습니다.

엉알 해안도 반려견과 산책하기 너무 좋은 해안도로로 되어 있는데, 저희는 거의 해가 지기 직전에 도착해 밝은 사진을 찍지 못해 그 길은 보여드리지 못하지만 너무 아름다웠던 일몰 사진만큼은 너무 마음에 드는 사진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어느 때보다 짙은 바다 뒤로 내려가는 해를 말없이 보고 또 봅니다.

눈을 깜빡일 때면 조금씩 내려가는 해를 보니 예전 지리산 종주 때 함께 계셨던 어르신의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 떨어지는 해의 속도가 나같이 늙은이들이 나이를 먹는 속도와도 같다네. 해가 지면 질수록 그 속도가 빠르게 느껴지니. "

 

조금씩 해가 내려갈 때마다 아쉬워서 사진으로라도 남기기 위해 카메라 뷰파인더로만 해를 보다가 이내 카메라를 내려놓고 직접 제 두눈으로, 마음으로 지금의 풍경과 우리의 추억을 담아두기로 합니다.

 

 

어느덧 붉게 타오르던 해는 모습을 감추고, 그 여운이 남아 있습니다.

 

해가 지고 모두들 자리를 떠나지만, 저는 그 이후의 풍경을 더욱 좋아하고 아름다움을 알기에 끝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오히려 많은 분들이 돌아가시니 더욱더 고요하게 우리만의 공간이 되어 오롯이 이 풍경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핸드폰에서 나오던 음악이 아닌 산책하며 바위에 부딪치는 파도 소리에 귀를 귀울여도 봅니다. 

그렇게 제주에서의 황홀하고도 가슴 벅찼던 일몰의 여운을 가시지 못한채 숙소로 향했습니다. 여행을 다녀온 지금도 운전을 하다 저 멀리 해가 지는 모습을 볼 때면 그때를 추억하며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자연은 언제나 우리에게 참 많은 것을 주는 것 같습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