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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반려견과 함께 걷는 올레길 16코스.

by 마보천리 2024. 3.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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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도 올해의 목표 중 하나가 바로 제주도 올레길 완주입니다. 생각보다 거리뿐만 아니라 코스가 많다 보니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그만큼 올해는 많이 걸으며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그렇게 시작된 저의 올레길 종주는 제 반려견인 라테와 함께 시작을 했습니다. 라테와 걸으며 혼자도 좋지만 함께 걷는 즐거움을 배우고, 덕분에 저도 모르게 흐뭇하게 웃으며 함께 아름다운 풍경과 좋은 공기를 마시며 벅찬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게 참 감사했습니다. 그렇게 우리의 행복했던 시간을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올레길 16코스 정보

 

 

올레길 16코스에 대한 그림과 정보는 제주올레트레일 홈페이지에서 가져왔습니다. (https://www.jejuolle.org/trail#/)

 

올레길 16코스는 고내포구에서 광령1리사무소 까지 이어지는 길로, 제주의 소박한 마을, 돌담으로 이어진 푸른 밭, 토성, 애월 바다 등 말 그대로 제주의 많은 부분을 한 번에 느낄 수 있는 코스입니다. 

 

총길이 : 15.8 km, 소요시간 : 5~6 시간, 난이도 : 중


해안도로 쪽을 제외하고는 편의점이나 식당을 찾기 힘들기 때문에 미리 간식이나 물을 준비하는 게 좋습니다.

 

올레길 16코스 종주

 

 

 

제가 출발한 지점은 광령 1리 사무소 입니다. 원래 정방향으로 하면 고내포구에서 시작해 광령1리 사무소에서 끝이 나지만 저는 제 숙소가 이쪽 근처라서 역방향으로 출발했습니다. 

올레길 종주하실때 여권 타입의 종주 수첩으로 스탬프를 찍거나 어플로 찍는 방법이 있는데, 저는 어플로 찍는 방법을 선택해서 종주 스탬프를 모으고 있습니다. ( 두 방법 다 가격은 동일합니다. )

 

저는 역방향이기에 위 사진처럼 주황색 방향으로 표시되어 있는 화살표를 따라서 걸으며 걷기 시작했습니다. 평일이고 아직은 쌀쌀한 1월이라 그런지 올레길에 사람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라떼와 마을길을 굽이굽이 지나며 걷는데, 왼쪽 사진처럼 일반 도로로 되어 있는 곳도 있지만, 오른쪽 사진처럼 잘 정비되어 있는 길도 있기에 그렇게 힘들지 않게 걸으실 수 있습니다. 낯선 곳에 온 라떼는 여기저기 탐색하느라 정신이 없었답니다.ㅎㅎ 저보다는 라떼의 보폭에 맞춰주다 보니 생각보다 시간은 더 걸리지만 오히려 덕분에 저 또한 더욱더 여유 있게 걸을 수 있었답니다.

 

하필 제가 여행하는 다음 날 많은 비 예보가 있어서 인지 제가 걷는 이날도 하루종일 구름으로 어두컴컴한 날씨가 계속 됬습니다. 

올레길을 걸으며 가장 좋았던 점 중 하나가 바로 제주를 구석구석 알게 된다는 점이었습니다. 차로 여행하면 쉽게 보기 힘들었던 풍경을 볼 수 있었는데, 낮은 돌담으로 이어지는 제주의 밭과 그 위에 지어진 집들을 보며 저도 모르게 먼 훗날 이곳에 살고 있을 저를 상상하게 되더라고요.ㅎㅎ

 

올레길 주변으로 있었던 귤 농장도 가까이에서 보고, 가끔 구름이 걷힐 때면 저 멀리 제주 바다도 보며 걸을 수 있었습니다. 

팔만 조금 길었다면 귤 하나 정도는 서리에서 따먹어 보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지만, 팔이 아주 짧더라고요..^^;

 

오래된 마을을 걷다 보니 옛날 소품들도 많이 볼 수 있고, 여러 자연 요소들을 활용해 올레길 표시 리본을 보는 재미도 있었답니다.

 

지난 올레길 후기들을 보면 올레길 걸으며 잠시라도 한눈팔면 금방 길을 벗어난다는 글이 많았는데, 저 또한 여기저기 사진 찍으며 걷다 보니 뭔가 찝찝한 게 느껴집니다... 어디를 찾아봐도 올레길 리본이 안 보이고... 불길한 예감은 틀린 법이 없죠??ㅎㅎ 한참을 벗어났더라고요.ㅎㅎ

올레길 걷는 시합을 하는 것도 아니고 뭐 어때??

그래도 덕분에 이렇게 예쁜 길도 왔으니 라떼야 여기 서봐 사진이나 찍자!! 그렇게 이번 올레길의 라떼 베스트 컷이 나왔답니다.!!

 

 

제가 이 작은 표지판을 못 보고 마이웨이로 갔더라고요..ㅎㅎ

 

그렇게 이곳저곳 풍경을 감상하며 라떼와 걷고 또 걷습니다. 1월임에도 불구하고 날씨가 너무 따뜻해 오히려 입고 왔던 잠바가 짐이 되고, 가벼운 티셔츠 한 장만 입고 걸어도 땀이 날 정도였습니다.

그렇게 3시간 조금 안되게 걸으니 중간 지점에 도착했고, 먼저 오셔서 중간 스탬프 찍으시는 분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잠시 저곳에 앉아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스트레칭 또 스트레칭!!

라테도 여기에서 처음 물을 줬더니 얼마나 벌컥벌컥 마시던지... 좀 미안하더라고요..^^;;

 

중간 지점을 지나면 바로 제주 항파두리 항몽 유적이 나옵니다. 저 혼자였다면 한번 들러서 자세히 봤으면 좋았을 텐데, 라떼와 함께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지나쳐야만 했습니다. 

 

위 사진도 제주 항파두리 항몽 유적지 중 한 곳인데, 저 의자에 앉아 사진 찍으면 이쁘겠죠??

저희는 다시 열심히 걷고 또 걷습니다.ㅎㅎ

 

그렇게 걷다 보니 어느 마을에 들어서면서 위 사진의 비석에 쓰인 시를 볼 수 있었습니다. 평소 시를 좋아하던 저라 이 마을에서는 특히나 시를 읽으며 걷는 이 경험이 너무나도 특별했습니다. 

혼자 가질 수 없는 것들 - 문정희

가장 아름다운 것은
손으로 잡을 수 없게 만드셨다.
사방에 피어나는
저 나무들과 꽃들 사이
푸르게 솟아나는 웃음 같은 것
가장 소중한 것은 
혼자 가질 수 없게 만드셨다.
새로 건 달력 속에 숨 쉬는 자녀들
당신의 호명을 기다리는 좋은 언어들

 

 

그렇게 걷다 보니 첫 오름이 나오는데, 그 이름은 바로 수산봉입니다.

그렇게 놓지 않아 10~15분 이면 정상에 올라가실 수 있는데, 혹시나 이도 힘드신 분들은 아래 둘레길로 해서 우회해서 지나가시면 되니 너무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그렇게 걷다 보니 어느새 푸른 바다를 보며 걸을 수 있는 해안도로로 합류하게 됩니다. 이때부터는 앞에서 사진을 너무 열심히 찍어서 인지 배터리가 없어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답니다....ㅜㅜ

 

 

아직은 겨울이라 바다로 나오니 제법 바람이 불었고, 따뜻하면서도 시원했던 제주의 겨울바람을 맞으며 우리의 최종 목적지인 고내포구까지 열심히 걸어갔습니다. 

 

그렇게 도착한 제주 올레길 16코스의 시작점이자 우리의 도착점인 고내포구입니다. 라떼와 이곳저곳 구경하며 천천히 걷다 보니 저희는 7시간 정도 걸려서 도착했고, 거리는 조금 있지만 거의 대부분 평지가 많았기에 그렇게 힘들지 않게 걸을 수 있었습니다. 제주의 옛 마을부터 푸른 바다까지 보며 걸을 수 있기에 지루하지 않게 걸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나 반려견과 걷기에 너무나 좋은 코스였기에 혹시나 반려견과 제주도를 여행하신다면 올레길 16코스도 너무 좋은 여행지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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