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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놈의길/캠핑

붉은 노을까지 완벽했던 여수 바다에서의 차박.(with 존마틴버거)

by 마보천리 2023. 6.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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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에는 갑작스럽게 회사 일이 많아지면서 쉬는 날까지 출근해야 하는 날들이 꽤 많았습니다. 따로 시간을 내서 여행을 가기는 힘든 상황이라 오늘은 여수 바다로 급 퇴근박을 다녀왔습니다. 요즘 저의 캠핑은 가볍게 오롯이 쉬고 오자는 콘셉트이기에 저녁 식사 메뉴도 고민하다가 가볍게 수제 햄버거로 정했고, 차박 할 사이트도 너무 멀지 않은 장소로 선택했습니다. 다행히 회사도 여수에 있기에 지도로 조금만 살펴보면 갈만한 차박 사이트가 꽤 많이 있기에 퇴근하고 가볍게 다녀오기에 더없이 좋은 환경에 있습니다. 너무 오랜만의 차박이라 랜턴 충전해 오는 것도 깜빡한 저는 회사에서 부랴부랴 랜턴도 충전하고, 선배들과 함께 지도를 보면서 새로운 차박지를 선택해 퇴근과 동시에 출발했습니다.

 

오랜만의 캠핑이라 설렘 가득 안고 지도로 봐둔 차박지로 향하는 길, 예쁜 노을도 함께 하길 기대하며 길을 나섰지만 구름 가득한 하늘이 야속하기만 합니다. 

조금 더운 날이었지만 답답한 에어컨 대신에 창문을 활짝 열고 언제 맡아도 익숙한 바다내음 맡으며 여수 해안도로를 달렸습니다. ( 사실 너무 배고파 차 안의 햄버거 냄새에 너무 괴로웠답니다 ㅜㅜㅎㅎ)

그렇게 도착한 오늘의 차박지에는 저 멀리 이미 차박을 하고 계시는 분도 계셨고, 제가 생각했던 사이트에는 이미 다른 차량이 주차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저녁 함께 하시나 했지만, 나중에 알고보니 주변 둘레길을 걸으러 오신 분이셨습니다.

오후 6시쯤 이곳에 도착했지만 아직 해는 저 위에 있었고, 저는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먼저 밥먹을 준비부터 해봅니다.

주차하고 간단하게 테이블과 의자만 셋팅해서 자리를 잡았고, 바다를 보면서 먹으면 좋겠지만 도저히 해가 뜨거워 바다를 보고 앉을 수가 없어 어쩔 수 없이 바다를 등지고 야산을 보면서 햄버거를 먹었습니다. ( 해를 등지고 있었어도 등이 어찌나 뜨겁던지.. 아마 목은 다 탔을 거예요.)

개인적으로 햄버거를 그렇게 자주 먹지 않는데, 존마틴버거는 사랑입니다.. 캠핑 갈 때 가장 먼저 생각하는 메뉴 중 하나가 바로 존마틴버거입니다.ㅎㅎ

오늘도 굳이 여기까지 와서 햄버거 포장해가나 싶었지만, 역시나 먹고 나니 그만한 가치가 있는 햄버거였어요. 식어도 맛있답니다!!ㅎㅎ

햄버거를 먹고 어느 정도 배를 채우고 소화도 시킬 겸 카메라를 들고 주변 산책을 다녀왔습니다. 조금만 걸어가니 왼쪽 표지판과 함께 오른쪽 사진처럼 해안 데크로 산책로가 되어 있었는데, 이곳이 바로 여자만 갯 노을길이라는 곳이었습니다. 어느 정도 일몰 시간이 되니 저뿐만 아니라 몇 팀이 더 오셔서 산책로를 걸으시며 일몰 사진을 찍기도 하시는 걸 보니 이곳도 꽤 유명한 일몰 포인트인 것 같았습니다. 

위 사진만 보더라도 구름 가득해서 오늘 일몰 사진을 못 찍겠구나 하고 아쉬워하던 찰나 어느새 구름이 걷히면서 한 폭의 그림과도 같은 일몰을 볼 수 있었습니다.

 

잠깐 고개만 돌려도 해가 어느새 저만치 내려가 있기에 한 순간도 놓치고 싶지 않아 한참을 가만히 바라만 보며 카메라에 담아 봤습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구름의 모습을 찍기도 하고, 유유자적 떠가는 배를 함께 담아보며 지금 이 풍경 속의 배를 타고 간다면 어떨까 하는 상상도 해봅니다.

인위적으로는 절대 낼 수 없을 것 같은 오묘하고 아름다운 바다와 하늘의 색을 보며 벅찬 감동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일상에 지친 나에게 자연이 주는 큰 선물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구름 가득한 하늘만 보며 오늘 그냥 가지 말까 생각도 했었지만, 역시나 오늘도 오기를 참 잘했습니다.

밤이 되니 제법 쌀쌀해진 날씨에 밖에 앉아 있다가 차 안으로 들어와서 마저 여수 여자만의 노을을 감상합니다.

같은 장소 다른 하늘.

그렇게 다음 날이 밝아오고, 커튼을 젖히니 어제와는 또 다른 푸른 바다와 하늘을 볼 수 있었습니다.

사실 당연히 여름 저녁이라 별로 안 추울 줄 알고 침낭은 루프박스에 올려놨는데, 새벽에 어찌나 춥던지... 오들오들 떨면서 잤습니다 ㅜㅜ

새벽에 귀찮아서 밖에 나가 침낭 꺼내오기는 귀찮고..ㅎㅎ 아주 혼났습니다.ㅎㅎ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연 속에서 조용히 쉬고 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는 하루였고, 이로 인해 일상으로 돌아가서도 열심히 할 수 있는 하나의 작은 원동력이 되기에 충분했습니다.

( 혹시 차박지가 궁금하시다면 댓글로 남겨주신다면 답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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